[경향신문]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1000여명 폴란드로 빠져나와
- WithUkraine
- May 10, 2022
- 1 min read
2022.04.24
연해주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우크라이나에 어렵게 정착한 고려인들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또다시 잃게 됐다. 생면부지의 폴란드에 건너온 고려인들은 현지 한인회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출발대에 서게 됐다.
20일(현지시간) 폴란드 한인회와 고려인 단체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전까지 우크라이나에는 5000여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던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고려인들은 1890년 이후 일제의 탄압을 피해 연해주로 이주했고, 구소련 정부는 이들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이주시켰다. 그 뒤 소련이 해체되고 이들 국가에서 고려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생기자 이들의 발걸음은 우크라이나까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에 있던 고려인 대다수는 이번 전쟁의 격전지였던 수도 키이우와 헤르손, 오데사, 하르키우 등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 고려인 중 1000여명은 전쟁 이후 폴란드로 빠져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에 가고 싶어한 이들도 상당수였으며 일부는 한국행에 성공했다. 다만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못하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항공편 확보가 힘든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 한명 없이 폴란드로 나온 고려인들은 다른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마찬가지로 막막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나마 이들의 손을 잡아준 것은 현지 교민단체였다. 폴란드 한인회 남종석 회장은 “전쟁 직후 탈출하신 고려인분들은 경황도 없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이었다”라며 “한인회에선 이분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150명 이상에게 숙소과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남 회장은 난민으로 만나본 고려인들은 한국말도 못하고 문화적으로도 다른 점이 많았지만 결국은 같은 핏줄임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생필품 지원을 해주고 얼마 뒤 한 고려인분이 내게 ‘김치 좀 먹을 수 있느냐’고 부탁을 해왔더라”며 “고려인 3·4세들도 결국 우리 한민족의 DNA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인 난민들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취업이나 보육 등에 있어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인회에서는 우크라이나에 기반을 둔 고려인 단체나 한국 비정부기구(NGO)들과 협력해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Comentarii